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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플로라의 바보마차 본문
'flora's wagon of fools' 혹은 '플로라의 돛 단 수레'라고도 불리는 이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인 Hendrick Gerritsz Pot(1580-1657)의 1637년 작품으로 그 해 절정에 달한 후 마침내 붕괴해 버린 튤립 버블을 묘사하고 있다. (Frans Hals Museum Haarlem 소장)
수레의 가장 높은 자리에는 꽃의 여신 플로라가 값비싼 꽃을 들고 사람들을 유혹하며, 튤립 모자를 쓰고 그녀에게 부역하는 세 명의 남자는 오른쪽부터 각각 돈자루를 움켜쥐고 있는 탐욕(wealthwill), 환락에 빠져 술을 참지 못하는 어리석음(tosspot), 공허하지만 달콤한 말로 대중을 선동하는 매끈한 혀(lie-all)를 상징한다. 맨 앞에서 새(희망)를 쫓아 수레를 몰고 있는 여인은 또 다른 얼굴로는 항상 저울에 돈의 무게를 재고 있는 한탕주의(rake-it-in)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헛된 희망'(dame vain hope)으로 불린다..
곧 바다에서 길을 잃을 것으로 보이는 이 수레를 움직이는 돛의 원동력은 말할 것도 없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헛된 희망, 일확천금을 노리는 탐욕 그리고 그럴듯한 여론에 현혹된 대중들의 광기가 뿜어내는 투기의 열풍이다.
생업마저 포기한 채 바보들의 마차를 쫓는 그림 속의 군중들은 하를렘의 방직공들이다. 이때만 해도 유럽의 국제무역과 섬유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네덜란드의 방직공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부유했지만, 그만큼 세금과 물가가 비쌌기 때문에 언제나 돈 걱정을 해야 했다. 벌이가 좋았던 장인들의 아내도 대부분 맞벌이를 했으며, 아이들은 14세가 되면 일자리를 구해 생계를 도와야 했다.
당시 숙련된 방직공들의 연봉은 대략 100~150 길더였는데 투기가 절정에 달했던 1637년 2월, 가장 값비싼 셈페르 아우구스투스 구근 1개의 가격은 무려 1만 길더에 달했다고 하니 당신이라면 자고 일어나면 몇십 ~ 몇백 길더가 오르는 이런 절호의 기회를 과연 덤덤하게 지나칠 수 있었겠는가? 아울러 집과 생계수단인 장비마저 팔아 자신의 운명을 시험해 보고픈 하를렘의 방직공들은 정말 바보들이었을까.
이로부터 1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1720년대의 영국에서도 바보마차가 등장한다. 이 마차의 이름은 'Southsea'이고 희생양의 상징은 바로 그 유명한 '아이작 뉴턴'이다. 뉴턴은 대학에서 30년간 과학연구에 종사한 후, 영국 왕실 조폐국장 등 이후 30년간의 금융전문가 이력을 시작하게 된다. '세기의 천재'였던 그는 금융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 향후 영국이 금본위제로 대전환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즉, 사우스시 버블 당시의 뉴턴은 세상물정 모르는 고지식한 교수님이 아니라, 이미 20년가량 영국의 경제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금융스페셜리스트였다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성적표를 보도록 하자.
하를렘의 방직공들은 과연 뉴턴보다 나은 투기를 했을까? 운 좋은 몇을 제외한 그들 대부분은 '천재'와 같은 행동을 했고 비슷한 결말을 맞이하였다. 다만, 뉴턴은 광풍이 지나간 후에도 여전히 부자였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르다.
에드워드 첸슬러는 그의 탁월한 저서 '금융투기의 역사'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이들 투기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자신만큼은 이 광기의 바다에서 파국을 맞기 전에 가진 주식을 우매한 바보들에게 떠넘기고 일확천금을 챙겨 주식판을 떠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다"라고.
투기가 진정으로 어려워지는 때는 수익을 내지 못할 때가 아니다. 비로소 일확천금의 달콤함을 맛본 후, 지금까지 몰랐던 자신의 '진정한 탐욕'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야말로 투기꾼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순간이다. '단련'이 되어있지 않다면, 여기서 크게 부러지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투기라는 게임에 있어 미래의 결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에서 배우고 경험을 통해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현실을 가늠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운이 좋기를 기도해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인생을 한바탕 도박에 비유한다면, 우리가 자신의 패를 결정할 수는 없지만 이 도박이 우리 자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 반야심경 마음공부 - 페이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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