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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이 때의 다음 한 걸음이 겜블 본문
문득 깨닫고 보면
깊은 계곡 앞에 서 있는 자신이 있고
그 계곡을 뛰어넘으려고 하지만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과연 얼마나 뛰어야 그 계곡을 건널 수 있는지를 모르는 거지요.
그러나 넘고 싶다,
넘어야만 한다고 느끼고 있어요.
이때의
다음 한 걸음이 겜블..
계곡을 건널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제 내 힘이 미치는 범위가 아닌, 계곡이 결정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땅을 박차고 몸을 허공에 던지는 것,
건널 수 있으냐 없느냐 조차도
이 순간부터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요.
단지 뛰어 넘고자 하는 행위.
그것이 바로 겜블..
Fukumoto Nobuyuki - 銀と金- 中
도박묵시록으로 널리 알려진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작품 중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은과 금'이다.
자신의 그릇을 웃도는 '돈'은 무섭다.
이 리스크를 간과하고 그저 탐욕만으로 어영부영 이 게임에 참가하게 되면 그 무게에 짓눌려 순식간에 팔다리가, 가족이, 인간관계가, 삶이 댕겅댕겅 잘려 나가게 된다. 그런데 제로섬 게임인 파생판에서 자신 혹은 남의 피를 보는 것은 싫고 매일 1%, 혹은 매달 3%씩 꼬박꼬박 착하게 받아가고 싶다고?
잘난 척, 있는 척, 현명한 척, 자비로운 척을 할 수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운 자들에게만 허락된 유희다. 銀王의 역할을 그저 거래소가 대신할 뿐, 성공한 파생인은 기본적으로 남의 목에 이빨을 박아 넣는 대가로 살아가는 포식자들이다. 그런데 5년이던 10년이던 그저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면 언젠가는 저 계곡을 편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다투는 영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언제든 혹은 언젠가는 이 '칠흑의 계곡' 을 마주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건 반드시 뛰어넘겠다는 각오일까, 뛰어넘을 수 있는 혹은 우회할 방법을 찾는 걸까. 혹시 매번 일종의 수업료라 자위하며 뛰어넘을 순서를 미루고 있진 않은가?
내 안의 계곡(銀王)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당연히 내가 바라는 金王은 결코 될 수 없다. 이 말을 결국 계곡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만 이해해 준다면, 나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언젠가는 포식자로서의 '매서운 각오'를 해야 한다. 언제까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을 연민하며 시간과 땀으로 번 수업료를 갖다 바칠 셈인가. 사실은 '남의 고기'가 먹고 싶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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