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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배움의 세 가지 병통(病痛) 본문
과골삼천(踝骨三穿)이란 조선 후기 황상(黃裳, 1788~1870)의 [치원유고]에 나오는 말로 76살의 황상에게 이제 그만 공부를 좀 쉬엄쉬엄 할 것을 권유하자, '내 스승인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구멍이 세 번이나 날 정도로 공부를 하셨는데, 내 복사뼈는 아직 멀쩡하니 그것이 부끄럽다'고 답한 일화에서 전해진다.
다산 정약용이 평생에 가장 아꼈던 제자 황상은 열다섯 살에 스승으로부터 받은 삼근계(三勤戒)의 가르침을 평생 간직하고 실천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내(다산)가 산석(황상의 어릴 적 이름)에게 문사(文史)를 공부하라고 권하자, 산석이 머뭇거리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선생님, 저에게는 세 가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머리가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꽉 막혀 답답하며,
셋째는 미욱하여 빨리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다산)은 말했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의 큰 병통이 있다. 그런데, 너에게는 그러한 문제점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자는 매사에 소홀하고,
둘째, 글재주가 좋은 사람은 자만하여 글이 들떠 날리며,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한 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고 곱씹지 않으니 깊이가 없는 것이 폐단이다.
둔탁한 끝으로는 처음에 뚫기 어렵지만 한 번 뚫리면 막힘이 없고,
막혔다가 트이게 되면 그 흐름이 장대해지며,
답답함을 이기고 꾸준히 연마하면 마침내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될 것이다."
"뚫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지런하면 된다."
"탁 트이게 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지런하면 된다."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지런하면 된다"
"제가 어떤 자세로 부지런해야 할까요" "그 마음가짐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
요즘에는 배움의 목적 그 자체보다는 빨리 배울 수 있는 기술과 요령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듯 싶다. 오로지 결과만을 중시하는 세상이 조금 안타깝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효율성의 추구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논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그렇다면 과연 '투기는 어떤 자세로 공부해야 할까'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흔히 '투기는 운칠기삼이라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될 수 있다면 그 머리 좋다는 사람들이 왜 실패했겠는가라는 의문에 기초한 논리인 듯 싶으나 이는 마치 '죽고 사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니, 단련을 하지 않고 전쟁터에 나가겠다'라는 것과 같은 잘못된 생각이다.
투기란 기본적으로 하나의 동일한 현상(가격)을 놓고 완전히 반대로 해석(매수/매도)하는 두 주체가 있어야 가능한 게임이고 둘 중 어느 쪽이 옳은 지 여부를 현 시점에서 판단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언제나 승리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을 가진 비법을 찾는 것이 아닌, 시장에서의 생존이 배움의 첫 번째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 바닥은 호시탐탐 당신의 주머니를 노리는 정말로 스마트해 보이는 지적인 사기꾼, 기가 막히게 재빠르고 날랜 재주꾼, 엄청난 베짱을 가진 대담한 도박꾼 그리고 노련한 프로 트레이더들이 차고 넘치는 곳이다.
- 진입에 자신이 없는 것은 자신의 공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손절을 못하는 것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 다른 사람의 의견대로 거래하는 것은 공부하는 수고가 싫기 때문이다.
- 너무 자주 매매하는 것은 매일매일 생활비를 벌어야 하거나 도박을 즐기기 때문이다.
잊지 않도록 하자.
우리가 오늘도 공부하는 이유는 어쩔 수 없는 7할의 운을 좌지우지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3할의 이치를 얻기 위함이다. 이 3할에 보통 사람들의 운인 3.5할을 더해 65%의 확률이라면 충분히 베팅할만 하지 아니한가. 당신이 기회를 잡기위해 지금까지 부지런히 준비해 왔다면 말이다.
투기시장에서의 돈이란
헛된 기대에 부풀어 있는 도박꾼으로부터 나와
정확한 확률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에게로 흘러 들어가게 마련이다.
- Ralph Wan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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