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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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투기학개론

설마를 만나면 목숨을 보존하라

엔타이투밀라 2017. 1. 12. 13:01


“설마를 만나면 싸우지 말고 목숨을 보존하라!”

 
허영만 화백님의 ‘타짜 3부 – 원아이드잭’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이 대목은 특히 승승장구하는 시기에 중요한데, 몇 번 연속으로 이기다 보면 인간의 마음이 으레 교만해 지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몇 번인가 ‘설마’를 만나 호되게 당한 뒤,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적이 있음은 물론이다.
 
전형적인 추세 매매에서 진입과 손절은 보통 다음과 같다.


B를 돌파할 때 매수하고, A를 손절선으로 잡는 것인데,  실전에서는 상당히 자주 다음과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결과론적으로 A에서 손절을 했다면, 현재인 D 시점에서 후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손절을 하지 않고 버틴 D에서도 마음이 편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C라는 새 저점을 한 번 견뎌냈기 때문에 본전인 B선이 오면 청산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더라도 손절선은 다시금 A로 잡거나 C 이하가 되기 때문이다.

 
수익면에서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현재 시점 D는 매수점인 B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 상태이고, 돌파선인 B가 이제는 저항선이 되어 본전이 되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D 시점에서 B를 넘지 못하거나 소폭 +/-  등락하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마음을 애태우다가 비로소 방향을 정하게 된다. 

이때 + 1%~3% 사이의 수익으로 운좋게 청산했다면, 그래도 용돈벌이는 했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수익으로 마무리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이러한 본전 혹은 본전에 가까운 청산의 경험은 장기적으로 매매에 독이 된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 버티면 되더라’란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손절선을 뒤로 물린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는 십중팔구 C에서도 손절하기가 참 어렵다. 특히 매매비중이 큰 경우가 그렇다.

매매를 함에 있어 손절은 늘상의 일이다. 원칙을 지켜 손절을 하는 것이, 버텨서 마침내 수익을 내는 것보다 수준이 높은 거래이다. 투기거래에서 99번을 잘하고 단 한번의 '설마'를 만나 한방에 거덜이 나는 일은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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