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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돌멩이의 가격 본문
스승이 제자에게 작은 돌멩이 하나를 주며 말했다.
"이것을 시장에 가져가서 팔려는 척 내놓되 실제로 팔지는 말아라."
제자는 곧 시장 어귀로 나가 자리를 잡고는, 깨끗한 하얀 보자기 위에 조심스레 돌멩이를 올려 두었다.
겨우 돌멩이 하나를 팔겠다고 쭈그리고 앉은 그를 보고 사람들은 비아냥댔다.
"쯧쯧, 젊은 사람이 한심도 하지....."
그런데 그 광경을 먼 발치서 이를 유심히 바라보던 어느 한 노인이 다가와 물었다.
"젊은이, 그 돌멩이를 얼마에 팔 작정인가?"
그러나 제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만 흔들었다. 이에 그 노인은 다시 말했다.
"내가 오천원을 줄 테니 그 돌멩이를 나에게 팔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구려."
제자가 그렇게는 팔지 않겠다고 하자, 그 노인은 필시 그 돌에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다시 만원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제자는 여전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돌멩이만 바라보고 있았다. 그러자 점점 돌멩이의 가격을 높여 제시하는 노인과 제자의 흥정을 지켜보던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하얀 보자기 위에 놓인 그 돌멩이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저 돌은 만병통치(萬病通治)약임에 틀림없어"
"아냐, 내가 보기엔 저 돌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만사형통(萬事亨通)의 능력이 있는 부적(符籍)일꺼야"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수군거리며 흥정에 끼어 들기 시작했고, 돌멩이의 가격은 점차 높아져 갔다. 그러나 그 제자는 여전히 그 돌멩이를 팔려고 하지 않았다. 여기에 사람들은 더욱 안달이 나서 계속 더 높은 가격을 불렀다.
"오만 원!", "십만 원!" "오십만 원!"
처음 가격을 제시했던 노인이 비장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가장 먼저 그 돌의 가치를 알아 본 사람이요, 그러므로 내가 사는 것이 순리(順理)요"
노인은 이렇게 주장하면서 더욱 어마어마한 가격을 제시했고, 사람들은 입을 딱 벌리고는 물러섰다. 그 때 그 제자가 주섬주섬 짐을 챙기며 말했다.
"나는 이 돌을 팔 수 없습니다. 단지 시세(時勢)를 알아보려 여기에 나왔을 뿐입니다"
시장에서 돌아온 제자에게 스승이 말했다.
"알겠느냐? 세상이 중요(重要)하고 귀하다고 여기는 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세상의 가격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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