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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고수는 말이 없고 하수는 믿지 않는다 본문
어느 날,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투자클럽에서 당신에게 천만원을 투자하라는 권유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OO 가치 투자클럽의 운영원칙
1. 적당한 값의 주식을 찾아 기꺼이 투자한다.
2. 클럽의 운영자는 국채투자시의 수익률인 5%를 넘는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단 한푼의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3. 운영자의 연간 수수료는 전체 수익률 중에서 국채수익률인 5%를 제외한 수익의 25%다.
4. 투자자들은 운영자의 투자법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5. 투자자들이 질문을 해도 운영자는 대답 할 의무가 없다.
6. 투자클럽은 1년에 한 두번만 새로운 종목투자에 투자한다.
나라면 당연히 투자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못하게 하는 미친놈에게 피같은 천만원을 투자하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도 그러한가?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나와 (내 의견에 동의한) 당신은 52년간 연 평균 23%의 수익률로 473,222,945,974원(4732129.46%)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버린 것이다. 위 투자클럽의 이름은 바로 1956년 젊은날의 워렌 버핏이 첫번째로 결성한 버핏투자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시 52년전으로 돌아가 똑같은 투자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과연 (52년 후 무엇이 될지도 모를)26살의 애송이에게 당신의 돈을 투자할 수 있겠는가? 놓쳐버릴 4700억원이 아쉽긴 하지만, 나의 대답은 역시 No 다. 당신은 어떠한가?
실제로 1956년 버핏투자조합의 투자금 10만 달러는 대부분 가족과 친척들의 돈이었고, 버핏 자신의 돈은 100달러였다.(버핏의 아버지가 증권거래소를 운영했다는 점을 기억하라) 버핏이 일반 투자가들의 돈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미 그가 부유해지고 유명해진 1965년 버크셔 헤더웨이를 인수한 후 부터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하고싶은 말의 요점은 설령 과거로 돌아가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난다 해도 그것을 거머쥘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버핏의 가족이나 친척들은 단지 버핏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부자가 되었을 것이고,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젊은 버핏의 남다른 재능을 제대로 볼 안목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956년 장래 불세출의 투자자가 될 이 젊은이에게 투자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쥔 그의 가족과 친척들 중 복리의 마법이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 줄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던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런지도 궁금하다.
현실이 이렇다면 당신과 나는 버핏같은 투자의 천재를 만나지 못해 부자가 될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당신도 나처럼 IMF때 과감하게 집을 팔아 삼성전자를 사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진 않은가? (만일 집을 팔아 하이닉스를 샀다면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것이지만..)
실제로 IMF때 한경TV에 다니던 내 친구 중 한 명은 갑오경장 이후 세번째 찾아온 신분상승의 기회라고 부르짖으며 집을 팔아 주식을 샀었다. 그는 과연 부자가 되었을까?
지금에 와서야 'IMF때 주식을 사두었더라면..' 이지만, 실제 IMF는 1997년 말 ~ 2000년 중반까지 대략 3년의 긴 기간이다. 주가가 어디까지 하락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체 언제 사서 얼마를 기다려야 하는건지 어떻게 판단해야 했었을까. 당시 삼성전자를 샀다면.. 과 10년 뒤인 2021년에 삼성전자가 지금의 몇십배가 될 거란 말과는 무엇이 다른것일까.
보다 솔직하게 말해서 주변에 버핏과 같은 투자의 귀재가 없거나 있다해도 그의 천재성을 알아볼 안목이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로 돈은 벌고싶은 나와 당신같은 평범한 개인투자자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일까?
* 이 글은 2011년도에 작성된 것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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