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하지도 사소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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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우위(優位)

엔타이투밀라 2024. 2. 4. 13:59

진지하게 투기거래를 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간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바로 '성공한 투기는 실력인가 운인가?'에 대한 답변일 것이다. 나 역시 오랜 시간 이를 화두로 별 짓을 다 해보았지만 선뜻 이 주제를 다룰 마음을 먹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대략적인 정리를 해보려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러한 나름의 정리가 각각의 투기꾼에게 중요한 이유는 향후 투기의 방향성과 판단의 이론적 근거가 이를 토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글은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 본인은 나름의 정의를 내리고 그에 따른 투기를 하면 될 일이다.

무릇 지혜로운 투기꾼이 알아야 할 첫번째 공식은 다음과 같다.

 

쉽게 말해서 100원을 잃거나 따는 동전 던지기 게임에서의 기댓값은 0으로 '운에 맡기는 승부'의 짜릿함을 제외하고는 얻을 것이 없다. 만일 참가비 1원을 내야 한다면 기댓값은 -1이 되므로 이런 게임은 할수록 손해다. 이러한 '대수의 법칙'은 카지노 수익의 이론적 배경이 된다.

​위 식을 토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우위가 리스크보다 커야 한다.( Aa > Bb )
누구나 알고 있고 너무나 당연한 말 같아보이지만 수없이 많은 투기꾼들이 이 문장으로 인해 파산한다. 즉, Aa에 치중한 나머지 Bb를 간과하여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맞는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들이 그토록 찾고 싶어 하는 성배(聖杯)는 a(이길확률)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변동성을 감안한 정상적인 거래(1번)를 회피하고 2와 같은 작은 손실과 수익을 반복해서 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부족한 수익을 높은 승률과 레버리지를 늘림으로써 감당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거래는 대부분 9번을 이기지만 1번의 설마를 만나 파산하는 스토리로 귀결되며 이는 아직 리스크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평범한 사람이 투기게임에서 누적수익을 쌓기 위해서는 Aa(수익의 추구)보다는 Bb의 관리에서 자신만의 우위를 쌓아가야 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실천하기가 힘든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의 여신(女神)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에 자신이 조만간 성배를 찾게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 게임을 무수히 반복하면, 기대값은 -로 수렴한다.
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투기꾼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실수를 범하게 된다. 첫째는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매매 횟수를 제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개인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인 '실적과 기간에 상관없이 유리할 때만 베팅할 수 있는 우위'를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지갑을 노리는 적들은 끊임없이 당신도 성배를 찾아 하루 1~3%의 안정적인 수익을 벌어 들일 수 있다고 속삭인다. 이들 대부분은 제로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는 기관이거나 수수료를 먹고사는 중개인들이다. 이들이 주최하는 천하제일단타대회 따위에서 우승을 하고 드디어 경제적 자유를 일궈낸 영웅이 되고 싶은 사람은 그들 중 대부분이 왜 아직도 소위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적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면서도 이 전쟁에서 승리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행운을 빌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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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밝혔듯 이 글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무엇이 좋다 나쁘다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애초에 시간과 횟수, 손익의 크기 등은 주관적인 개념으로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 투기거래를 시작한 입문자들이 대략적이나마 매매철학의 윤곽을 가늠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자신만의 철학과 우위가 없다면 언젠가는 길을 잃고 헤매이다 틀림없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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